수학자가 알려주는 생체시계와 잠 -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을까?

2024. 9. 19. 08:59건강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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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있다고 하잖아요. 요즘은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유독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내일부터 아침형 인간이 될꺼야' 라고 다짐하고 노력하며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숙면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카이스트의 김재경 교수님은 강제로 아침형 인간이 될 수는 없다고 하네요. 그이유는 생체시계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재경 교수님이 말하는 '잠'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보도록 할께요.

 

인간과 대부분의 포유류는 왜 밤에 잠을 잘까요? 깨어 있는 동안 아데노신이라는 호르몬이 쌓이면서 피로감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깨어 있을수록 아데노신이 증가해 더 긴 수면이 필요해지거든요. 그런데 왜 굳이 밤에 자야 하는 걸까요?

멜라토닌과 생체 시계

우리가 평소에 밤12시에 잠이 든다고 했을때 1시간을 뒤로 미뤄서 잠을 자게 하면 아데노신 호르몬이 쌓여 더 잠을 길게 잡니다. 이걸 3시로 늦췄을때도 잠을 더 길게 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6,7시간을 못자도록 뒤로 미루면 오히려 잠을 잘 못자는 것을 경험하신 분들 있을거예요. 왜냐하면 단순히 아데노신 호르몬 외에도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수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멜라토닌은 밤 10시경부터 아침 6시~7시 사이에만 분비되거든요. 그래서 이 시간대가 지나면 아무리 아데노신이 많이 쌓여 있어도 잠을 길게 잘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잠들면 생각보다 오래 자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멜라토닌 호르몬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흥미로운 실험에 따르면 해가 없는 동굴에서 한두 달 동안 생활해도 사람은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며 밤에 잠을 잔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 몸은 밤 10시라는 시간을 인지하고 멜라토닌을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뇌 속에 생체 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체 시계는 우리 몸에 시간을 알려줘서 적절한 호르몬 분비를 유도합니다.

생체 시계의 존재 이유

생체 시계는 인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생물에게 존재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은 병충해를 방어하는 호르몬을 해충이 활동하는 시간에만 분비합니다. 해바라기는 햇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이 현상은 어두운 방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납니다. 이처럼 생체 시계를 통해 생명체는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시간에 맞춰 수행합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사람마다 생체 시계의 주기는 다르며, 이로 인해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나뉩니다. 보통 멜라토닌은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분비되지만, 아침형 인간은 이 주기가 한두 시간 앞당겨지고, 저녁형 인간은 뒤로 밀립니다. 아침형 인간의 생체 시계는 평균 23.5~23.7시간으로 약간 짧은 반면, 저녁형 인간은 24.2~24.3시간으로 더 깁니다.

자신의 생체 시계 주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어두운 동굴에서 생활해 보는 것뿐인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워치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체 시계의 주기를 추정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 연구를 통해 개인이 원래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저녁형 인간이 된 현대인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대부분 저녁형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콜로라도 대학에서는 자신을 저녁형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학생 20명을 산속으로 캠핑을 데려갔습니다. 3~4일이 지나자 모두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생체 시계가 자연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교대 근무자들은 생체 시계가 어긋나면서 다양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생체 시계가 망가지면 암, 당뇨, 심장병 등의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우리 몸의 시계가 고장나기 때문이죠.

야행성 동물은 왜 밤에 활동할까?

야행성 동물은 왜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할까요? 과학자들은 야행성 동물의 생체 시계가 사람과 반대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들의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시간도 사람과 동일합니다. 다만 그 호르몬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사람은 멜라토닌이 나오면 졸리지만, 야행성 동물은 오히려 각성 상태가 되어 밤에 활동하게 됩니다.

청소년기의 생체 시계 변화

인간도 일생 중 야행성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청소년기입니다. 이 시기의 생체 시계는 2~4시간 뒤로 밀리게 됩니다. 그래서 아침 7시가 청소년들에게는 새벽 4시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학교 등교 시간을 늦추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늦은 시간에 강한 빛을 보면 생체 시계가 혼란을 겪게 됩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저해되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밤에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시청할 때는 청색광을 차단하는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장호르몬은 피부 재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에게도 중요합니다.

덜 피곤하게 수면하는 방법

매일 일정한 수면량이 필요한데, 이는 아데노신과 멜라토닌 호르몬에 의해 결정됩니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이 호르몬 프로파일에 맞춰 수면하면 덜 피곤해집니다. 수면 시간을 매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수학적 분석을 통해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의 수면 데이터를 활용하여 필요한 수면량을 추정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로 개발된 ‘슬립 웨이(Sleepway)’ 앱은 매일 필요한 수면 시간을 예측해 알려줍니다. 이 앱은 곧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생활이 불규칙한 교대 근무자들은 수면 패턴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이런 기술이 특히 유용할 것입니다. 어떤 날은 10시간 자야 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3시간만 자도 충분할 때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수면량을 알아야 피로를 덜 느끼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생체 시계는 우리의 수면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더 건강하고 덜 피곤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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